[문화K] 두 바퀴로 추는 춤…장애인 댄스스포츠 / KBS 2021.04.22. / KBS뉴스 전북 뉴스 공유
KBS뉴스 전북 뉴스 공유합니다.
[앵커]
〈문화 K〉 시간입니다.
휠체어를 타고 격렬한 라틴 춤을 추는 모습, 상상이 되시나요?
장애와 편견을 넘어 무대 위를 누비는 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, 함께 만나보시죠.
[리포트]
사무실 곳곳을 누비는 휠체어.
뇌병변 중증장애인 송호천 씨입니다.
장애인 자립을 돕는 이곳에서 일한 지 10년째.
[송호천/뇌병변장애인 "같은 장애인들끼리 같이 일하고 하다보니까 재미도 있고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."]
사무실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해결사입니다.
["(인쇄 영역 있죠?) 아~ (이걸 설정한 다음에.) 아까 설정이 안 돼 있었어요? (인쇄.)"]
[강현석/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소장 : "우스갯소리도 잘하고 가끔 점심 먹고 커피 내기도 가위바위보 해서 하고 성격이 아주 쾌활합니다. 낙천적이고 되게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죠."]
일을 마친 호천 씨. 서둘러 어디론가 향합니다.
춤 연습실입니다.
때론 열정적으로.
때론 부드럽게.
척하면 척. 함께 춤을 추는 비장애인 짝과 무대 위에서 하나가 됩니다.
전북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장애인 댄스 스포츠팀입니다.
[송호천/전북 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 : : "(춤을 추면) 스트레스도 풀리고 무엇보다 장애인 입장에서 비장애인하고 같이 뭔가를 호흡을 맞추고 한몸이 될 수 있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."]
같이 호흡을 맞춘 지 4년째.
서로 눈빛만 봐도 상대의 다음 동작을 알 수 있지만, 가끔은 휠체어가 장애물이 됩니다.
["1,2,3,4, 오케이 아이고 미안, 걸렸어요. 괜찮아요? 다시 한 번만 해볼게요."]
[정하윤/전북 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 : "눈빛을 보면 제가 어디로 가겠다라든지 아니면 텐션을 어떻게 주겠다라는 건 아는데 그래도 무대에 서면 아직은 저희 둘 다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라 조금씩은 실수를 해요."]
송호천 씨가 춤을 만난 건 15년 전. 지금의 스승이 장애인을 위해 연 무료 강습에 참여하면서부터였습니다.
[김태완/전북장애인댄스스포츠 감독 : "기본적으로 음악성이 좋아야돼요. 근력량도 있어야 되고. 파트너하고 융화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되요. 파트너를 배려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한데 거기에 대해서 송호천 선수는 다 갖춰줬다고 봤어요."]
성적도 좋았습니다.
국내외 대회를 휩쓸고 지난해에는 국가대표도 됐습니다.
하지만, 휠체어 바퀴로 춤을 춘다는 것.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데다 그보다 더 힘든 게 있습니다.
["생업을 하면서 같이 훈련까지 하다 보니까 시간상 여유도 없어서 많이 부담되고..."]
코로나19로 춤 출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지고 동료들도 하나, 둘 떠났습니다.
["2019년부터 지금까지 대회를 한번도 열지 않으면서 선수들이 무력화됐어요. 무력화되고 파트너가 많이 깨지고."]
["경기를 통해서 제 실력을 인정받고, 평가를 받고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고..."]
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'휠체어 댄스'까지 배워서 가르쳐주는 스승의 열정과 춤을 함께 추는 짝의 배려 덕분입니다.
["파트너도 학교 다니고 직장도 있고 한데 저하고 시간을 내서 (고마워요.) (감독님은) 뭔가를 하시고자 하는 모습에서 굉장히 고마움을 느껴요."]
지치고 힘들 때, 포기하고 싶을 때, 진심이 담긴 안부 인사는 큰 힘이 됐습니다.
["(원장님과 춤 짝이) 위로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"아 누군가가 나를 찾는구나"라고 생각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어요."]
올해 나이 마흔둘. 춤을 출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2, 3년 정도만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다는 송호천 씨.
그에게 춤은 어떤 의미일까?
["설레임? 무대 가기 전에 항상 설레요.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제 기량을 보여줄까, 항상 파트너와 같이 함께 하니까 어떤 예쁜 모습을 보여줄까 이런 설레임이 항상 있어요."]
같은 아픔을 가진 장애인들에게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.
["주위를 돌아보면 할 수 있는 게 충분히 있다는 걸